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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기/미디어

보물같은 밴드를 발견하다: Low Hanging Fruits

by 고라닭 2024. 5. 26.

 

사진 출처: https://www.legend-lounge.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2

 

 3인조 혼성 밴드 Low Hanging Fruits(로우 행잉 프루츠)를 최근에 알게 되었다.

 

 요 근래 동안 늘 들어왔던 곡들만 들었다. 빈지노의 <Nowitzki>는 정말 시도때도 없이 들었고, 버벌진트도 좀 듣다가 유다빈밴드, 나상현씨밴드와 같은 밴드도 듣고, 또 고고학같이 루키 밴드도 듣고... 그러다 그냥 모든 노래에 질려버렸다. 물론 여전히 듣기 좋은 노래들이지만 귀가 새로운 사운드를 원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오래 전에 들었던 Pop을 훑으며 Gotye의 'Somebody that I used to know'나 Alessia Cara의 'Not today', 'Rooting for you'까지 듣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애플 뮤직의 자동 재생으로 Low Hanging Fruits을 처음 들었고, 바로 푹 빠졌다. 듣자마자 느꼈다. '바로 이 밴드야!'

 

 아쉽게도 음악 장르나 사운드에 문외한이라 기깔난 설명은 어렵지만... 적어도 자신만의 색을 선명히 갖고 있는 밴드임은 확실하다. 적어도 내게는 이렇게 멋지게 뽐내는 음악은 한국에서 처음 들었다. 그 중 가장 좋은 걸 뽑자면 'Five Lines'.

 

 

 제목은 영어인데 가사는 다 한국어다. 확실히 영어보다는 한국어 가사가 내게 다가오는 게 훨씬 빠르단 말이지. 그래서인지 이 곡이 전하려는 특유의 분위기도 좋지만,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내 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렇게 멋진 사운드와 한국어 음성이 어우러지는 곡이 더 나온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추구하려는 방향성이 내가 원하는 것과 맞물려서 훨씬 좋은 듯하다. 내 느낌이지만 이 밴드가 만들어내려는 음악은 마치 '나아가는 긍정'처럼 느껴진다. 그걸 손에 꼭 쥐고서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이유도 모르고 정답도 모르는 불확실성 위에서도 나는 '이걸' 놓지 않을 거야.

 

 

 결국 세상은 요지경이다. 삶은 행복으로만 점철되어 있지 않다. 나와 타자는 다른 존재이며, 그러한 차이로 불화와 갈등, 싸움이 벌어진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낯선 이를 경계할 이유는 터무니없이 많고, 분노할 것 투성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다시금 우리를 살아가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타자와 다르기에 생겨난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또 서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힘. 서로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웃음지을 수 있는 노력.

 

 내게 Low Hanging Fruits의 노래들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내 삶을 관통하는 가치관과 나의 행복, 그리고 내가 하는 모든 노력들을 위로해주는 하나의 공감이 된다.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지. 요즘같은 때에 보물같은 발견이 아닐 수가 없다.


 

 하도 음악을 들어서 그런지 Soda Festa라는 공연이 인스타그램에 광고로 떴다. 근데 이게 왠걸 Low Hanging Fruits가? 원희에게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오늘 같이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과연 이 밴드는 라이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너무 기대된다. 이제부터 종강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