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겨울눈
·
글짓기/의식의 흐름
백목련의 겨울눈 위로 눈 알갱이들이 내려앉았다. 언제 이렇게 보송보송해진 걸까. 늘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겨울 냄새를 맡고 난 뒤에야 소복이 눈이 쌓이곤 했는데. 올해 겨울 향이 굼뜬 걸까, 아니면 먼저께 왔음에도 알아챌 경황이 없었던 걸까. 조금은 늦게 겨울이 왔음을 알아차린다. 앙상해진 가지를 볼 때면 느끼는 무상함은 지겨울 법한데도 매번 참 낯설다. 사계절 속 생명의 흐름을 또렷이 인식한 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다. 내 몸도 앙상해져야 친근해지려나. 자연스레 세월을 한 겹씩 모으다 보면 무상함도 미련 없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꽤 슬플 것 같다. 지금의 두려움과 초조함 모두 먼 훗날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란 말이 내게는... 내게는 너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