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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기/책3

시 : <바다는 잘 있습니다> - 이병률 뒤척임을 위해, 지나간 여운을 위해, 그리고 살아갈 소박함을 위해 얽히고 섥힌 문장들. 소리내어 읽다보면 어딘가가 뭉클해지는 기분. 2023. 3. 27.
시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 낯선 단어의 나열은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 낸다. 눈으로 흘겨본 뒤 소리내어 읽고, 다시 한 획씩 음미하며 종이에 써내려간다. 내가 시를 읽는 방식이다. 말하기에도, 만져보기에도 흠이 없다. 한강의 단어는 무겁기도, 꽤 낯선 단어의 나열은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 낸다. 눈으로 흘겨본 뒤 소리내어 읽고, 다시 한 획씩 음미하며 종이에 써내려간다. 내가 시를 읽는 방식이다. 말하기에도, 만져보기에도 흠이 없다. 한강의 단어는 무겁기도, 꽤 가볍기도 하다. 고뇌로 고통받는 삶은 가벼운가 무거운가. 살아가기를 포기한 이는 무거움을 견디지 못한 것인가, 혹은 가벼움을 참지 못한 것인가. 물리적으로 명료한 중력의 문제는 문학에서 도통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된다. 슬픔과 비애가 숨을 옥죄어온다. 무거운 눈물은 그녀를 .. 2023. 3. 27.
소설 :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장류진의 과 함께, 근래 읽은 현대 한국 소설 중 진한 여운을 남긴 책. 냉담한 현실을 장류진은 사랑스럽게 표현했다면 최은영은 약간 모질다고 할까. 소설 몇 개를 읽고나면 공통된 하나의 인상이 있다. 평소에 말도 잘 안 하지만 어째 모임에는 잘 보이는, 그러나 늘 슬픈 눈의 마음을 읽기 어려운 사람. 마냥 웃으며 즐겁게 사는 사람을 보며 약간은 경멸한 채 냉소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굳은 표정. 그 너머에 천천히 부식되어가는 상처받은 마음이 문장 속에 서려있다. 제목인 보다 가 꽤 강렬하게 남았다. 다른 소설에 비해 좀 더 직접적이라?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서로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는 장면을 떠올리면 다시 코 끝이 찡해져... 왓챠피디아 코멘트 '왜'라는 질문이 아무런 빛을 내지 못하는 때가 있다. 도저.. 2023.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