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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기/공연, 전시

[뮤지컬] 이프/덴 : 삶의 갈림길에서

by 고라닭 2023. 3. 10.

 

2023.2.26. 오후 2시

 

캐스팅: 박혜나, 송원근, 윤소호, 이아름솔, 임별, 정영아, 김찬종, 전해주


볼 생각 없었다가 갑자기 보게 됐는데... 이게 왠 걸 말도 안되게 재미있다! 하필 이프덴을 막공 시즌에 알아버려서...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무조건 두 번 봤을 텐데 너무 아쉽다. 꼭 재연 하길 바라며...

 

진짜 작정하고 재밌으려고 만든 뮤지컬이라는 걸 모든 부분에서 느낄 수 있었다. 넘버부터 해서 무대나 연출, 의상과 연기, 춤과 조명 전부 완벽했다. 전에 <프랑켄슈타인> 무대를 보고 '이야 확실히 프로는 다르구나' 싶었는데 모든 부문에서 그 이상의 감탄을 함. 뭐 하나 예시를 들어 이야기하면 다른 걸 안 말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꾸 지우게 되네.

 

이야기가 꽤나 스피드있게 흘러간다. 잘못하면 흐름을 놓칠 수도 있을 법한데 조명이나 의상, 그리고 연기 등등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디테일들이 가득하다. 그런 세부적인 요소에서 스탭들이 정말 많이 신경쓴 게 보여서 더욱 다시 보고 싶었다. 어떤 공연이든 공들이지 않은 게 없겠다만, 그래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될 만큼 공들인 디테일 요소들이 많은 극은 꼭 다시 보고 싶어지는 듯. 그리고 뮤지컬 보면서 눈물 흘려볼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진짜 I hate you 나올 때 펑펑 쏟아져 나옴. 박혜나 배우가 감정적으로 토해내는데 정말... 이아름솔 배우도 그렇고 여자 배우분들 성량이 하나같이 장난 아니었다. 사실 그 외에도 다 너무 좋았는데... 아무튼 이게 하나만 칭찬하기 참 아쉬울정도로 너무 좋은 극이다. 

 

이야기도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 퀴어 프렌들리한 걸 너무 뻔뻔하고 귀엽게 풀어내서 너무 재미있게 봤다. 심지어 이런 정보를 아예 모르고 봐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고정관념이 강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음.

 

아휴 진짜 뮤지컬에 돈 그렇게 쓰는 걸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거 진짜 첫공 때 봤으면 휴가 나갈 때마다 봤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