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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기/일상

제주도 여행 (1)

by 고라닭 2023. 1. 22.

23.01.05 ~ 23.01.11

 

휴가 나와서 제주도를 갔다. 너무 좋았음. 여행에 대한 욕망이 계속해서 커지는 기분.

 

대략적인 일정은...

1.5 - 자유 여행

1.6 ~ 1.9. 야조회 탐조

1.10. 한라산

1.11. 여행 끝

 

처음으로 야조회 조사도 참여했는데 봄섬도 꼭 갈 예정. 탐조는 정말 매력적인 취미인 듯! 아마 5월 첫째 주라는데 그때 휴가 나간다고 열심히 말해놔야지.

 


01.05

 

김포 to 제주도

 

북적북적 김포 공항. 아침부터 부지런히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당신이 나처럼 계획적이지 않고 대충대충 시간 계산하며 얼렁뚱땅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는 성격이라면 위 사진의 인파를 명심하시길. 잘못하다간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다.

 

비행기 탑승 수속(체크인) 마감 시간은 보통 출발 30분 전까지. 지금껏 제주도를 여러번 갔지만 마감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본 적이 없는 나인데요. 이번엔 1분 전에 도착했답니다. 근데 놀라운 건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https://flyasiana.com/C/KR/KO/contents/online-check-in

 

온라인 체크인│아시아나항공

Asiana Airlines

flyasiana.com

홍보는 아니고 제가 이 날 아시아나 항공을 타서 그럼. 카톡으로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하다면서 연락이 오는데, 그걸 하면 굳이 체크인 장소에서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마감 시간에 맞춰서 들어가는 게 그닥 좋은 일이 아님을 이번에 알았다. 보시다시피 보안 검색을 기다리는 무수한 인파가 기다리고 있는데... 10분 정도 기다려보니 이대로는 영락없이 놓쳐버리게 될 비행기. 직원 분께 사정을 이야기하니 이렇게 말씀해주신다.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없고, 본인이 직접 사람들한테 양해 구해서 앞으로 가셔야 해요."

 

그렇다. 이제는 합법적 새치기 뿐.

 

"저기요.. 제가 35분 비행기인데 정말 죄송하지만 앞으로 먼저 가도 될까요? 이러다 놓칠 것 같아서요..."

를 30번 정도 반복했을까. 출발 5분 전에 미탑승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방송에서 내 이름이 들리고, 겨우겨우 뛰어가 자리에 탑승한다.

 

휴. 무사히 탑승했네요. 게다가 온라인 체크인이 똑똑하게도 다리가 넓직한 비상구 앞 + 양 옆에 사람 없는 자리를 줬다. 아주 편안했음. 앞으로는 출발 1시간 전에 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근데 제주도 가는 항공편에서 아시아나를 처음 탔는데 비행기가 사뭇 다르다. 한 열에 3 3 3 구조로 지나다니는 통로가 2개. 그리고 좌석과 앞 공간이 여태껏 탄 항공사들보다 넓었다. 비행기 기종마다 다른 걸까? 앞으로 예매할 때 비행기 기종도 알아봐야 할 듯.

 

비행기에서 내릴 때면 항상 마지막까지 앉았다가 내린다. 굳이 먼저 일어나 줄을 서야할 이유를 모르겠어서..

 

비행 동안 읽던 책좀 마저 읽다가 핸드폰도 만지작 거리고, 사람들 내리는 거 구경하다 보면 금세 한산해진다. 그 다음에 여유롭게 빠지면 훨씬 편하답니다.

 


사진 찍으면서 꾸물거리니 직원이 가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북적북적.

 

제주 공항에는 4층에 전망대가 있다. 공항의 전경이 다 보여서 이륙과 착륙하는 모습, 버스와 특수 차량, 사람 등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활주로를 볼 수 있다.

 

저도 사실 이걸 이번 여행에서 알았는데요.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을 읽고서 한 번 공항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더니 이런 좋은 장소를 발견하게 됨.

 

귀엽지 않나요? 마치 장난감이 움직이는 듯한.

 

전망대에서 30분 정도 어정거리며 구경했다. 자대를 비행단 라인으로 배치받았으면 이런 풍경을 매일 보는 걸까? 15비의 삶도 신기하고 재미있겠다.

 


귀엽게 땡겨요.

 

제주 시청 근처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몸국 집을 발견했다.

 

겉절이가 굉장히 이색적이었는데 아마 양념에 감귤청을 넣은 듯? 새콤달콤했다.

 

몸국. 예전에 한 번 먹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식감은 미끌미끌. 아무튼 잘 먹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 읽을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제주시는 감성이 부족해서 그냥 바로 성산으로. 가방도 무거워서 빨리 숙소에 던져버리고도 싶었음.

 


짐 놓자마자 성산일출봉으로. 정상 가는 코스의 티켓은 5,000원인데 군인은 2,500원이다. 군인이라 하니까 별 말 없이 바로 할인해주던데 내가 그렇게 군인처럼 생겼나?

 

야영하기 딱 좋은 동굴도 있다. 낙엽도 포슬포슬해서 따뜻할 듯.

 

고사리들.

 

사람 얼굴같지 않나요.

 

돌 틈에서 피어나는 풀떼기들. 화산섬은 바위에 양분이 있어서일까? 도저히 식물이 자랄 수 없을 것 같은데도 곳곳에 피어있다.

 

정상.

 

개인적으로 성산일출봉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 관광지스러워서. 입구부터 먹거리든 잡동사니든 화려한 간판으로 파는 상인들이 즐비하고, 입구를 벗어난 골목에도 화려하고 번쩍번쩍한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게 유네스코에 지정된 관광지의 모습인가?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 저번 제주도 여행에서 성산일출봉 주차장에 오자마자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있음. 너무 화가 나서...

 

그래도 정상은 한 번쯤 가야지 하는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올랐다. 여전히 사람은 북적북적. 풍경은 예쁠 듯 예쁘지 않다. 유네스코고 뭐고 나는 성산일출봉 별로야.

 

정상에서 본 바다직박구리 암컷.

 

내려가다가 말똥가리도 봤어.

 

펜션이 마치 마카롱같지 않나요?

 

장난감 같은 배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쉬웠던 장소. 일부러 사람 별로 없는 곳만 찍었는데도 저렇게 바글바글하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사람을 혐오하는 반사회적인 인간이 된 것 같네. 변명을 좀 적어보자면... 적어도 '제주도'라는 여행지에서는 굳이 이렇게 사람이 북적거리고 꾸며진 관광지를 올 이유가 없다고 느낄 뿐이다. 나는 고즈넉한 자연을 보러 왔지 사람을 보러온 게 아니니까. 나도 페스티벌이나 콘서트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