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 듣고 느끼기/일상

산에서 카메라 떨어트린 썰 (Canon EOS R10, RF 35mm)

by 고라닭 2024. 2. 24.

 

지난 주에 원희랑 관악산에 갔다.

 

경치 좋은 설산.

 

 오랜만에 등산이라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 겨울 산행이라 더욱. 아이젠을 신고 눈 길 위를 서걱서걱 걷는 느낌이 너무 좋다. 역시 산에 있으면 참 좋단 말이지.

 

 그렇게 정상에 도착했고, 짐을 정리하며 카메라를 잠시 가방 위에 놓았다. 앉은 자리에서 도시락을 먹으려 했는데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자리라 다시 옮기기로 결정. 짐을 챙기려고 주섬주섬 하는데 그 순간, 저 멀리로 날아가는 카메라와 눈이 마주쳤다.

 

 데굴데굴데굴. 대략 4~5m 정도 거리를 굴러서 떨어졌다. 돌에 부딪힐 때마다 퍽퍽 소리가 들려왔다.

 

엉망진창 흙투성이가 되었던 카메라. 사진은 흙을 닦아낸 후 모습.

 

 정신을 차리고 주우니 렌즈캡이 움푹 들어가 빠지지도 않았다. 필터도 완전히 끼어서 빠지지 않았다. 전원은 켜지긴 했으나 렌즈캡이 빠지지 않아 테스트 사진을 찍어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

 

실성해버린 나.

 

 한숨만 푹푹. 그나마 옆에 원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혼자 있을 때 떨궜으면 정말 멘탈 터졌을 듯.

 

 사실 산행 전에 카메라에 메모리 카드 꽂는 것도 깜빡했었다. 그니까 사진도 못 찍는 카메라, 즉 혹덩이 하나 달고 산행한 셈인데 심지어 떨어트렸다. 사진도 못 찍었는데 심지어 떨구다니.

 

 

 

 야호.

 


 

 

 강남구에 있는 캐논 서비스센터로 찾아갔다. 정확한 위치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217 2층.

 

 내부는 상당히 깔끔하고 예뻤다. 직원분들도 친절하셨음. 애플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듯한 느낌.

캐논 서비스 센터에 방문 후 종합진단을 접수했다.

 

 종합진단 예약이 밀려있어 일주일 정도 늦게 접수가 될 예정이고, 접수일로부터 3박 4일이 걸린다고 한다. 13일에 접수해서 21일 저녁에 점검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다행히 10일은 안 걸렸다.

 

 볶음밥을 하던 도중 전화를 받게 됐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들었는데... 종합 진단 결과 이상 없음! 정말 천만다행. 솔직히 왜 이상이 없나 싶을 정도로 심하게 충격을 받은 것 같았던 것 같아 너무 신기했다. 접수해주신 분께서 하나하나 점검 결과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연락받은 다음 날인 22일에 카메라를 찾으러 갔다.

 

수리내역. 보증기간이 남아있는 바디는 무상으로 점검받았다.

 

 보증기간이 남아있는 제품은 종합진단 결과 이상이 없으면 무상 처리 된다. 나는 바디만 보증기간 내라 렌즈 종합 점검 비인 17,000원만 지불했다. 생각보다 카메라가 튼튼하다는 걸 알았다. 아니면 내가 운이 좋은 걸까?

 

 아무튼 이상이 없다니 다행이었다. 겉면에 흠집이 생겨 좀 못생겨지긴 했지만... 뭐 멀쩡하면 됐지! 이제 얘는 내가 안고 죽어야지. 15년만 함께 살자 짜식아.